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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호 경영학 박사 

필자를 포함한 우리나라 인터넷 1세대들의 통신환경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대단히 열악했다. 흡사 전화기 버튼음, 팩스 수신음 같은 기계음을 한참이나 들어야 접속이 가능했고, 접속 후에도 파란색의 텍스트 화면에 눈을 껌벅이던 커서에 명령어를 입력해서 정보를 얻어야 했었다. 당시의 인터넷 통신 주역들은 이제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고 웹 2.0 환경에서 서서히 주변으로 밀려나게 된 느낌이다. 이 인터넷 1세대들에게 새로운 인터넷 참여기회가 생겨났다. 바로 트위터(twitter)로 통칭되는 마이크로 블로그(micro blog)이다. 1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이 트위터를 적극 활용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나이가 올해 48세, 미국의 인터넷 1세대를 주름잡던 연령이다. 마이크로 블로그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다시 인터넷 1세대들이 주력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가 이 마이크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연령을 분석해본 결과, ‘45∼54세’ 사이의 연령대가 전체의 36%를 차지했단다. 초기에 주로 이용하던 ‘18∼24세’ 연령대는 그 비중이 12%로 감소한 반면, ‘25∼34세’ 연령대도 30%로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미니홈피와 블로그로 대표되는 인터넷 환경변화 과정에서 젊은이들의 감각에 밀려 한동안 소극적 이용자그룹으로 전락했던 중년층(?)이 마이크로 블로그 분야에서는 다시 핵심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

CNN이 중동전쟁 당시 현장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처럼, 트위터도 인도 뭄바이테러, 최근 중국의 티벳독립시위 등 주요 사건의 한복판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리면서 CNN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24시간 뉴스만을 보도하는 CNN도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전달되는 두세 줄짜리 문자메시지의 신속성이나 현장감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는 간단한 절차를 통해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여기에 글을 올리면 자신의 글을 받아 보겠다고 등록한 사람들(follower, 팔로워라고 함)에게 자동으로 발송해주는 형태이다. 기존 미니홈피나 블로그처럼 컴퓨터를 통한 입력 뿐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도 글의 등록과 수신이 가능하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마이크로 블로깅이 기존의 미니홈피에 비해 편의성과 신속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열심히 새 단장을 했는데 방문자가 없으면 상처를 받게 되는’ 미니홈피에 비해, 컴퓨터 뿐 아니라 휴대폰 등을 사용해 어디에서든 글을 올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팔로워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마이크로 블로그는 참여와 개방, 공유 등을 목표로 하는 웹2.0의 정신을 잘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주)두산의 총수이신 박용만 회장님이 마이크로 블로깅에 재미를 붙이셨다는 기사이다. 약 8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대기업 회장님의 바쁘신 일정 중에도 실시간 블로깅을 즐기신다는데. "창으로 내려다 보니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공사가 한창인데 굴삭기들이 많다. 캣 한대,볼보 두대,현대 한대,두산 다섯대! !아싸~~!". 회장님다운 관찰력이시다. "후덜덜, 지금 부인마마가 아이폰 째려보십니다. 부인마마 귀가하셔서 놀아드려야 해서 이만 나가야겠슴다^^." 마이크로 블로깅의 현장감과 재미를 그대로 중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통이 문제일 뿐 실시간 전달내용이 진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보급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마이크로 블로그의 위력은 해외에서는 이미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유명 정치인들 뿐 아니라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팔로워 그룹을 유지하며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델 컴퓨터, 이베이, 존슨앤존슨 등 유명 회사들도 자사의 신제품 소식과 각종 쿠폰 등을 통한 매출 증대에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는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증대되었고, 네이버가 한국판 트위터를 보급하면서 새로운 시장의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수익모델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많은 가입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익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진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이 서비스에 적극적이라는 미국의 조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용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유대감은 자칫 정보의 수동적인 수용계층으로 규정되던 중년층에게는 상당한 매력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이후의 다양한 마케팅활동이나 비용부과에 대한 저항도 줄일 수 있다.

웹2.0의 정신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려는 현재의 다양한 시도와 결과들은 아직 중년층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 별로 흥미롭지 않은 인터넷의 기사들이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형태나, 불편한 모바일의 입력장치를 이용해야 하는 환경에서 웹 페이지를 모바일에 우겨넣는 방식은 모바일 웹의 지향점이 아니다. 개방된 블로그를 이용하면서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정보공유, 의사표현을 통한 쌍방향 참여가 가능한 마이크로 블로그는 모바일 웹 2.0의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사 제품에 대한 핵심적인 관심그룹을 팔로워로 참여시키고 이들을 통해 제품의 홍보나 신제품 아이디어의 공모, 신규서비스의 테스트 등에 활용한다면 기업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불특정다수의 잠재고객에 대한 광고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모바일 웹2.0의 주요 타겟이 ‘모바일+웹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신을 어떻게 구현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기업과 사용자에게 남은 과제이다.

현재 SK텔레콤에서도 SK텔레콤 블로그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사용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http://twitter.com/SKtelecom_blog

경영학 박사 정은호님은...
재무론으로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후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Chapel Hill에서 연구 활동을 했고,10여 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제로인투자자문의 대표를 맡아 투자자문 및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재무관리의 이해>, <선물옵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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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ne 2009/08/05 13:39

    음.. '웹2.0 정신이 중년층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라.. 사실 좀 놀랍습니다.
    '참여,공유,개방'이 매력적이지 않다니.. 저는 아직 이해가 잘 안되네요. 아직 내공이 부족한가봅니다..
    트랙백 타고와서 잘 읽었습니다 ^^

    • 필자입니다. 2009/08/07 16:57

      제 부족한 '글빨' 때문에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한 것은 '웹2.0의 정신'이 아니라 '현재의 시도와 그 결과'인데 방점이 잘못 찍혀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 웹이라는 것이 내용상으로는 모바일 전용이라고 하기에 어딘가 부족하고, 휴대폰의 키패드를 통해 이용하기에 지나치게 불편해서 웹2.0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